어라, 빨간 날이 늘어나네? '뜨거운 감자' 대체휴일제...  



취업포털 사람인은 공휴일과 주말이 겹칠 경우 이어지는 주의 월요일을 쉬도록 하는 '대체휴일제' 추진에 기업 10곳 중 7곳이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2일 밝혔다. 사람인이 1101개 기업을 대상으로 대체휴일제 도입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 70.8%가 '찬성'이라고 답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96.7%), 업종별로는 '금융·보험'(94.4%)에서 찬성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기업'(68.3%)과 '자동차·운수'(53.9%), '기계·철강'(55.9%), '제조'(62.3%)업의 찬성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찬성하는 이유로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어서'(66.2%,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다음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어서'(56.7%), '업무 분위기가 개선될 수 있어서'(30.4%), '과도한 근로시간을 줄여줄 수 있어서'(29.6%), '노동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어서'(21.8%), '직원들이 원하고 있어서'(21.8%)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반대하는 기업의 경우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64.5%, 복수응답), '현실성이 떨어지는 제도라서'(34.9%), '인건비가 상승할 수 있어서'(27.7%), '휴일 근무 수당이 증가할 수 있어서'(24.6%), '근로자 간 양극화가 우려되어서'(19.9%), '직원들의 근무태만이 우려되어서'(19.6%) 등의 이유로 제도에 반대한다고 대답했다. <출처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대체휴일제가 도입되면 실제로 휴일이 얼마나 늘어날까? 대체휴일제를 실시하는 방식에 따라 연간 2.3일 또는 4.4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휴일제를 실시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칠 때만 대체휴일을 지정하거나 토·일요일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10년 동안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치는 날은 모두 23일이다. 일요일만 대체휴일 지정 대상으로 하면 휴일이 연간 평균 2.3일 늘어나는 셈이다. 내년엔 추석 연휴(9월 7~9일)가 일요일과 겹쳐 휴일이 하루 늘어난다. 2015년엔 삼일절과 추석 연휴 가운데 하루가 일요일과 겹쳐 이틀이 는다. 

하지만 공휴일과 토·일요일이 겹치는 날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44일이나 된다. 내년에는 설 연휴 가운데 하루, 3·1절, 추석 연휴 가운데 하루가 주말과 겹쳐 늘어나는 휴일이 사흘이다. 

2015년에는 3·1절, 현충일, 광복절, 추석 연휴 가운데 이틀, 개천절이 겹쳐 엿새를 더 쉴 수 있다. 미국·영국·호주 등 현재 대체휴일제를 실시하는 대부분의 국가는 토·일요일 모두를 대상으로 대체휴일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왜 대체휴일제인가

박근혜 대통령이 대체휴일제를 국정과제에 포함시킨 것은 국민의 여가 생활을 보장해 문화가 있는 삶을 확립한다는 차원이다. 휴일이 늘어나면 국내 관광이 활성화돼 내수(內需) 경기 호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도 작용했다.  

문화·관광 진흥을 책임지는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대체휴일제 도입에 적극적이다. 그는 지난달 취임 일성으로 "국민들이 충분히 쉬어야 창의적이 되고 소비도 생긴다"면서 "새벽부터 밤까지 열심히 일해야 발전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여가와 문화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해야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체휴일제에 찬성하는 쪽은 휴식을 통한 재충전이 노동 생산성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성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는 "근로자의 휴식권 보장을 통해 근무 집중도를 높이면 생산성이 좋아지고 직업병이나 산업재해가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로 누적에 따른 산업재해로 인한 연간 경제적 손실액 17조6000억원(2011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조사) 가운데 상당 부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대체휴일제 도입에 찬성하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정부·정치권·노동계 모두 대체휴일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대부분의 직장인이 과중한 근로시간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대체휴일제는 고용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대체휴일제로 내수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와 기업이 휴일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계, 왜 반대하나 

하지만 재계가 완강히 반대하고 있어 당분간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계는 무엇보다 제도 도입에 따라 기업 부담이 엄청나게 늘어난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경총 관계자는 "우리나라 공휴일 수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도 적지 않은데 휴일이 또 늘어나면 기업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휴일이 하루 늘어나면 대·중소기업의 생산 차질액(4조937억원)과 이에 따른 생산 유발 효과를 감안할 때 총 8조519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대체휴일제 도입으로 내수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주 5일제 도입 때와 마찬가지로 국내 관광보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내수 경기 진작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반대 목소리가 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441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3.9%가 대체휴일제 도입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이 일용직·자영업자·택시기사 등 11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85.3%가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

휴일이 늘면 영업 일수가 줄기 때문에 소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서민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임영태 경총 책임전문위원은 "휴일 확대에 따른 혜택은 이미 높은 임금과 함께 휴식권을 잘 보장받고 있는 대기업 정규직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소기업은 일손이 부족한 상황인데 휴일까지 늘어나면 생산량 감소가 뻔하다"고 말했다.<출처: 조선비즈 2013.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