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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소외되지않는, 이웃과 소통하는 의료 | 이슈N칼럼 | 소통/공감 | 성남복지이음

환자가 소외되지않는, 이웃과 소통하는 의료

  

살구나무 심는 한의사

 

행위로서 의술 아닌 ‘인술(仁術)’ 실천하다 

 

행림은 아름다운 의사를 일컫는 말 

 

▲  살구나무 아래에서....

 옛 중국의 동봉이라는 의사는 환자가 치료비를 낼 형편이 안 되면 치료비대신 살구나무를 심게 하였다. 이렇게 심겨진 나무는 수 만 그루가 되어 살구나무 숲을 이루었고 동봉은 다시 그 열매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배고픔을 해결하고, 한약재로 사용하였다. 이후 살구나무 숲을 의미하는 ‘행림’은 인술의 상징이 되어 의사를 아름답게 부르는 이름이 되었다. 수정구 단대동 길벗 한의원 벽면에 ‘아낌없이 주는’이라는 문구와 어우러진 ‘나무’는 이 ‘행림’을 형상화 한 것이다. 개원할 때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이웃들과 함께 하겠다는 바람을 표현한 것이다. 다음은 우리지역에서 인술을 구현하는 박재만 원장님의 이야기이다.

 

'마수걸이 기부 '  

성남 이로운 재단에 매일 첫 손님이 내는 이용료를 기부하는 것이다. 취지를 설명하고 첫 손님이 직접 기부통에 넣도록 하고 있다. 금액은 15만원에서 20만원 정도로 매달 진료비에 따라 다르다. 1년에 주제를 정해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미혼모등 필요한 곳을 도우려고 한다. 누군가에게 막연히 좋은 일에 쓰이겠지 보다는 유니세프 같은 단체와 같이 구체적으로 대상을 정해 도우려고 한다. 금액이 많지 않지만 수익금의 일부라도 지역사회에 순환하겠다는 의도로 시작한 것이다

 

기부, 건강강좌, 지역사회 의료지원으로 지역과 소통 

 길벗은 사회적인 문제가 있는 곳에 의료지원을 하는 한의사 모임이다. 학생 때부터 소외된 지역, 억울한 문제로 농성중인 현장을 방문하여 의료지원 활동을 해왔다. 최근에는 세월호 가족들이 있는 곳에 가서 약도 지어주고 치료도 하고 있다. 이런 활동으로 현장을 방문하는 의료지원도 의미가 있지만 의료인들이 각자의 일터에서 뭔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는 움직임도 있다. 우리 의원은 뜻을 같이 하는 길벗한의사 동료들이 세운 일터이다. 중점을 두는 사회참여활동으로 첫 번째가 마수걸이와 같은 수익금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기부이고, 두 번째는 자활센터에서의 건강강좌와 지역기관 의료지원이다. 복지관 2곳을 정하여 원장 3명이 한 달에 한 명씩 봉사를 간다. 일터에서 자기 일도 열심히 하고 여건이 되는대로 필요한 곳에 의료봉사를 하고자 한다. 의료기관이 치료에만 국한하기 보다는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소통하고 자기 역할을 찾는 구성원으로서의 역할도 하기를 바란다. 행위로서만 치료하고 비용 받는 것에서 나아가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는 바람에서 시작하게 된 것이다.

 

환자가 소외되지 않는 진료 

▲  환자가 소외되지 않는 진료를 말씀하고 계시는 박재만 원장   © 성남복지넷

개원하기 전에 성남 의료생협에서 의사를 했다. 의료생협은 지역주민들이 조합을 만들어서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것이다. 의료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인데 너무 특정인들에 의해 전문화 되다 보니까 정작 의료가 필요한 사람은 대상화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의 판단에 의해서 끌려가게 된다. 이게 심해지면 하는 거처럼. 필요한 사람은 많은 것을 묻고 싶지만 제공하는 사람은 더 많은 진료를 해야 돈을 버니까 대충하는 현상이 생기는 거다. 그런 면에서는 의료생협이 대안이고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의사로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마침 개원을 하겠다는 타이밍과 잘 맞아서 시작하게 되었다. 자신의 기준치가 어디 있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행복감은 다르다. 나는 의료인으로서 조합에서 모임을 하고 소속감이 있어서 보람이 있었다.

 

소통과 나눔에 대한 생각은 언제부터? 

대학 입학하던 93년에 약국에서 한약 파는 문제를 시작으로 한약분쟁이 터져 격동의 1학년을 보냈다. 그렇게 예상치 않은 사회적인 문제와 부딪히며 세상을 알게 되고 뭐가 문제인지 알게 되었다. 그런 중 나는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과를 갔고 그래서 한의과 들어와 평생 이 직업으로 사는 것이 도식적이고 단편적인 인생설계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방황이 컸다. 그러던 중 한 선배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네가 사회적 문제에 관심 갖고 활동 하는 것은 좋아. 예전 선배들은 사회참여를 위해 공장 노동자로 취업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런 시기가 지났어. 네가 그 관심과 열정을 의료분야에서 해 나간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의료분야는 사회 참여 쪽으로 미개척분야고 누군가 마음을 먹고 하고 싶어도 의사가 되기까지 시간도 많이 걸리고... 너는 조건이 되고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사회적인 문제를 발견하고 고민을 했지만 내가 하고 있던 공부와 연결해서 참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미처 못 하고 있었는데 그 단서를 발견했던 것이다. 그렇게 늦깎이로, 이유 있는 목적으로 의학에 매진하게 되었다.

 

기부는 순환구조로 

나도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는다. 그렇게 도움을 받은 사람에게 기브 앤 테이크 식으로 갚는 것이 아니라 내 도움이 필요한 다른 사람에게 주고 나눔은 이렇게 순환구조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바람직한 나눔은 줄 수 있는 어떤 사람에게 받고 또 그것을 필요한 다른 사람에게 흘려보내는 그런 것이다.

 

대학병원에 위탁된 시립병원은 별 의미 없어 

성남시 의료원 시립병원 추진위원회 일을 하고 있다. 공공의료 센터가 어떤 기능을 하게 되느냐에 따라 성남시 의료의 질이 비할 바 없이 달라질 것이다. 기존 조례안처럼 대학병원 위탁을 하게 되면 그냥 큰 병원이 들어온다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 병원이 초기에 세팅이 되려면 비용이 많이 드는데 그런 것은 공익을 위해서 감수해야 한다. 처음부터 비용이 겁이 나서 다른 곳에 위탁을 주면 잠정적으로 시민의 주머니에서 계속 돈이 나가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위탁받는 곳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성남에서 공공의료기관 센터로서 100만 주치의사제도, 공공산후조리원 같은 좋은 공약을 실천하려면 위탁보다는 시립병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문의 ‘행림’ 이야기에는 치료비의 대가라는 명분으로 사람들이 부끄럽지 않게 희망을 심게 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박 원장은 그 의미를 실천하므로 보는 이와 만나는 이에게 살구나무를 함께 심자는 메시지로 전하고 있다. 자신의 일터에서 ‘인술’을 베풀고, 또 그 의미를 깨달은 사람들에게 선순환되어 아름다운 살구나무가 가득한 사회를 꿈꿔본다.

 

글 : 복지정보통신원 임성혜(작자)

사진 : 성남시사회복지종합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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